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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 리서처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힘을 합치면

2023. 09. 08

UX 리서처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힘을 합치면_커버

 

 

 

 

안녕하세요, 화해 UX 리서처 김세현입니다. UX 리서처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힘을 합치면
최근 사용자 경험에 대한 연구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UX 리서처(a.k.a UXR)라는 직군에 대해서도 꽤 들어보셨을 것 같은데요, UX 리서처가 어떤 일을 하는지 다룬 글을 이미 보셨을지 몰라요.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화해 UX 리서처가 협업하는 여러 직군 중, 데이터 사이언티스트(a.k.a DS)와 협업하는 상황과 사례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UXR, DS는 무슨 일을 하나요?

 

두 직군의 역할을 머릿속에 바로 떠올리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제가 체감하기로는 일부 회사에서 UX 리서처가 mixed-method(혼합연구방법)로 역할을 확대하면서 경계가 모호해진 경우가 있습니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도 데이터분석가, 비즈니스분석가, 정량 리서처 등 조금씩 다른 이름과 역할로 규정되는 경우가 있고요. 둘은 소속 조직이 다른 경우가 많고 국내에서 UXR은 상대적으로 늦게 생긴 직군이다 보니 두 직군이 협업할 때 어떤 시너지가 날지 예상하기 어려워하시는 모습도 종종 보곤 했습니다.

 

두 직군의 역할은 회사마다 정의한 범위와 소속 조직에 따라 다를 수 있어 정답은 없는데요. 화해에서 UXR은 제품디자인팀 산하에서, DS는 데이터팀 산하에서 각각 아래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UX 리서처(UXR)

  • 화해의 고객 & 비즈니스 문제 해결을 위해 데이터 기반 정성/정량 리서치를 진행하며, 이를 통해 발굴한 사용자 이슈와 니즈가 제품 및 디자인 전략에 반영되도록 관련 조직에 우선순위, 제품 개선안 등의 방향성 제시
  • 사용자 인터뷰, UT, 설문조사 등 정성 및 소규모의 정량 데이터를 통해 [행동 및 태도]를 연구하면서 문제 정의

데이터 사이언티스트(DS)

  • 문제정의, 솔루션 도출, 성과 측정 등을 통해 협업팀과 전사 의사결정에 필요한 현황과 인사이트를 탐색하고, 필요한 실험 설계를 지원하여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문화 및 실험 문화 활성화에 기여
  • 대규모의 정량 데이터를 이용하여 A/B 테스트, 데이터 분석, 모델링 등으로 [행동 및 전망]을 연구하면서 문제 해결

 

 

여기서 핵심은 두 직군은 기술적으로 다른 역량을 가지고 있고 하는 역할도 조금씩 다르지만, ‘고객 및 서비스의 문제를 데이터 기반으로 정의하여 회사의 중요한 의사결정에 기여한다’는 점은 같습니다. 그러므로 고객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What)를 DS가 확인하고, 왜 그렇게 하고 있는지(Why)를 UXR이 확인하면서 고객과 서비스의 상황을 이해하여 문제를 정의하면 좋은 시너지가 날 수 있는 거죠!

 

 

 

 

화해에서 두 직군은 어떤 상황에서 협업하나요?

 

현재 화해에서 UXR과 DS 모두 Cross-functional로 일하고 있는데요. 그 뜻은 각자 필요한 리서치 및 분석을 목적 조직(밴드)과 기능 조직(팀) 모두에서 진행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런 면에서 UXR과 DS는 같은 밴드 구성원으로서 담당 프로덕트의 경험 향상을 위해서 자주 협업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밴드 목표가 ‘검색 사용자 경험 개선’이라고 가정해볼게요. DS는 데이터로 이전 지표와 사용자의 행동을 살펴보고, UXR은 데이터로 문제가 보이는 지점을 확인하여 리서치를 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같이 채워가는 거죠. 필요하다면 DS는 미래 임팩트를 예측하는 모델링으로 설득력을 더하기도 합니다.

 

반면 상대적으로 팀에서 필요한 부분에서는 협업이 많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두 조직 자체가 물리적으로 분리되어 있기 때문인데요. 누군가 ‘요청’하지 않는 이상 상황을 파악해서 초기 협업 지점을 발견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필요한 부분에서만 빠르게 협업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때도 많죠. 하지만 최근 두 직군의 협업으로 발생하는 시너지를 경험하고서부터 일부 팀에서 발의된 주제도 협업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UX 리서처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힘을 합치면_화해팀 조직도

 

 

 

화해에서는 두 직군의 협업 정도에 따라 크게 2가지 방식으로 나눌 수 있어요.

 

A. Request base: 필요한 부분만 구체적으로 요청하는 방식

UXR, DS가 분석하다 보면 각자의 영역에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 부딪히게 됩니다. 이때 필요한 부분을 서로 요청하기도 하고, 프로덕트 오너나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UXR/DS에게 같이 도움을 요청하기도 합니다.

 

요청하는 자는 간단한 배경과 함께 필요한 부분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요청받은 자는 중요도를 판단하여 요구사항에 대응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면 DS가 행동 데이터는 분석했지만 Why 부분이 비어 구체적인 액션 아이템 제안이 어렵다거나, 실험 설계 중 인식/태도 지표가 필요할 때 UXR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반대로 UXR은 리서치 설계 전 가설 수립이 어렵거나, 문제의 우선순위 정의가 어려운 등의 상황에서 DS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하지만 이 방식에 한계도 있습니다. 문제와 배경을 충분히 이해하거나 함께 고민하기 어렵다 보니 뒤늦게 더 나은 분석 방법이 있음을 깨닫게 되는 경우도 있고, 특정 스팟 데이터만 봐서 해석을 잘못하거나 애초에 엉뚱한 걸 요청하는 건 아닌지 고민할 수밖에 없습니다.

 

B. TF base: 긴밀하게 협업하여 프로젝트를 함께하는 방식

위에 언급한 것처럼 단편적으로 협업을 요청하는 방식은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확인하기에 한계가 있습니다. 반대로 한 문제를 ‘처음부터 같이’ 고민하고 해결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자세한 사례는 아랫글에서 다룰게요!

 

 


 

 

 

 

화해 UX 리서치 파트는 밴드 과제 외에도 고객 리서치를 하여 전사적으로 필요한 서비스 전략을 제안하는 ‘전략 리서치’도 합니다. 대부분 UXR이 회사 상황을 고려하여 1차로 주제를 리스트업한 후, C레벨과 싱크하면서 분기마다 한 가지씩 진행하는데요. 이때 전략 리서치의 주요 역할은 bottom-up으로 문제를 제기하거나 우선순위를 올리는 것입니다.

 

최근 제가 진행하려는 전략 리서치 주제로 고민이 있었습니다. 리서치를 진행하려면 화해 고객의 행동 데이터에 대한 높은 이해가 필요했거든요. UXR 단독으로 가설을 만들고 우선순위를 선정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DS가 소속된 데이터팀 분석파트에 도움을 요청하면서 본격적으로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UXR-DS가 긴밀하게 협업할 때의 고민과 그에 따른 액션

 

 

[고민 1. 어떻게 하면 리서치 우선순위와 중요도에 대해 컨센서스를 맞출 수 있을까?]

 

UX 리서치 파트에서 먼저 발의하였기 때문에 분석 파트에서 리소스를 투입할지 결정하려면 현재 문제 상황에 대한 컨센서스는 필수였죠. 그래서 크게 3가지 프로세스로 접근했습니다.

 

1. 기존에 진행한 분석 자료들을 근거로 문제 상황 진단

– 분석 파트에서 직접 작업한 결과물도 적극 활용

2. 현재 회사에 필요한 주제와 타이밍이 맞는지 C레벨과 1차 싱크업

3. 1 & 2를 가지고 UXR이 생각하는 러프한 리서치 계획과 예상 결과물 작업

– 리서치 계획은 UXR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쉽게 예상할 수 있도록 가시화하기 위한 목적이며 리서치 플랜을 통보하는 과정은 절대 아님

 

제가 제안한 리서치 안건은 분석 파트에서도 반복적으로 언급하던 것이기에 서로의 고민을 털어놓으며 힘을 합쳐보자는 컨센서스가 빠르게 생겼습니다.

 

 

UX 리서처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힘을 합치면_리서치 도움 요청

리서치 도움 요청

 

 

 

 

 

 

[고민 2. 어떻게 하면 각자 다른 이해 영역과 생각을 얼라인해서 리서치를 실행할 수 있을까?]

 

밴드에서 프로덕트 오너, 프로덕트 디자이너 등과 고객 리서치 관점을 맞추는 게 쉬운 일은 아닌데요. DS와 하는 리서치 프로젝트에서 함께 오너십을 가지고 진행하는 과정은 더더욱 쉽지 않았습니다. 서로 알고 있는 내용과 주 접근 방법이 달라 리서치 방향과 가설이 다르기 때문이죠. 이 간극을 맞추기 위해 해당 프로젝트에서는 2가지 액션을 취해보았습니다.

 

1. 각자의 관점에서 리서치 주제 관련 참고 자료를 공유하며 이해 수준 맞추기

2. ‘가설 워크샵’을 통해 리서치 범위와 DLI* 정하기

*DLI: Directly Leading Individual, 직접 추진자. 화해팀에서는 업무에 따라 구성원 누구라도 DLI가 될 수 있다.

 

 

UX 리서처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힘을 합치면_워크샵 논의 UX 리서처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힘을 합치면_워크샵 프레임

 

 

 

가설 워크샵 목적은 크게 2가지입니다. 1)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가설을 확인 및 이해하고 2) 리서치 범위와 대상을 정하는 것이죠. 워크샵을 위한 프레임은 다양할 수 있는데요, 이번에는 쉬운 이해를 위해 유저 여정 형태 안에 1번 과정에서 확인한 근거 자료를 함께 삽입했습니다.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정리해 두면 같은 분석을 반복하지 않으면서 가설 아이디에이션 때 영감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이 과정을 통해 서로 다르던 관점을 하나로 모으며 프로젝트에서 집중해야 할 영역은 어디인지가 명확해졌습니다. 사실 여기까지 하면 협업 시 어려운 부분은 거의 완료한 거라고 볼 수 있어요.

 

 

 

 

 

[고민 3. 어떻게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긴밀하게 싱크할 수 있을까?]

 

같은 리서치 범위와 목적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한다고 하더라도 사용하는 기술이 다르다 보니 두 직군이 확인하는 데이터와 그걸 해석하는 관점이 조금씩 다를 수밖에 없는데요. 각자 정한 과제를 완벽하게 끝내고 짠! 결과만 공유하는 건 다른 곳을 바라보며 분석하는 결과를 만들 수 있어서 중간 단계 싱크는 매우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1. 담당자, 일정, 결과물, 회의록 등을 한 페이지에서 관리하여 프로젝트 가시성 높이기

2. 가공되지 않은 형태의 결과물이어도 수시로 공유하며 의견 주고받기

 

 

UX 리서처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힘을 합치면_프로젝트 통합 문서

프로젝트 일정 및 진행 상황 관리 문서 일부

 

 

이렇게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인지하고, 수시로 싱크하는 과정을 통해 초기 워크샵에서 중요하다고 정리했던 것이 불필요해져 제외되기도 하고, 덜 중요하게 여긴 것들의 우선순위가 높이 올라가기도 했습니다. 가설 워크샵 후 각자의 방식대로 진행하고 다 완료된 후에 내용을 공유했다면 이렇게 효율적으로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없었을 거예요. 이 과정은 [고민 4]에서 다룰 리포트 작성 단계에서도 리포트 전체 틀을 잡고 주요 내용을 채우는 시간을 단축해 주었습니다.

 

 

 

[고민 4. 어떻게 하면 결과 리포트를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작성할 수 있을까?]

 

리포트의 형태는 통합 리포트로 결정하였습니다. 이전에도 비슷한 주제로 분석한 자료가 있었지만 전체 서비스 관점에서 문제가 맞는지, 왜 그런지를 통합적으로 이해하기는 어려웠습니다. 이 때문에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의견에 서로 동의하고, 통합 리포트를 작성하기로 한 것입니다.

 

리포트 작성은 같은 관점을 유지하기 위해 한 명이 전체 초안을 잡고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고민 3]에서 다룬 것처럼 충분한 싱크를 통해 각자 진행한 분석에서 어떤 인사이트가 나올지를 미리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전체 스토리 라인과 인사이트의 큰 줄기를 잡는 것도 매우 수월했죠.

 

그 결과, 리포트 곳곳에는 누가 작업했는지와 관계없이 인사이트 중심으로 그래프, 표, 고객보이스 등의 자료들이 추가되며, 문제 정의와 액션 아이템 선정을 위한 제안까지 담아 훨씬 설득력을 더할 수 있었습니다.

 

 

 

 

 

UX 리서처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힘을 합치면_통합 리포트

 

 

이 프로젝트 진행 후 조직에는 크게 2가지 영향을 미칠 수 있었는데요.
첫 번째는 기존에 다들 추측만 많았던 현상에 대한 문제, 원인, 그리고 과제 우선순위를 신뢰도 높은 결과를 통해 이해관계자 모두가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리포트의 내용은 실제로 전사 전략 과제와 조직의 방향 변화에도 반영되었습니다.

 

두 번째는 문화적으로 UXR과 DS가 함께하면 문제를 더 정확하게 진단해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고객이 행동하는 것, 말하는 것을 놓치지 않고 찾아내는 일과 무엇을, 왜 하는지 이해하는 일 등 함께하면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걸 확인한 것이 이번 협업의 아주 큰 수확이었죠.

 

 


 

 

종종 이런 질문을 듣습니다.
“시간도 없어 바쁜데 정성/정량까지 꼭 같이 봐야 하나요?”인데요, 제 답은 이렇습니다.
“항상 볼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상황에 따라 같이 본다면 더 파워풀하고 신뢰도 높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거예요.”

 

상황에 따라 정성/정량 분석 중 더 효율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파악해도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두 직군의 협업 또한 모든 상황에서 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하지만 해결하고 싶은 상황에 따라 UXR과 DS가 ‘함께’ 힘을 합치면 상호보완적인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더 나은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UX 리서처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힘을 합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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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현 | UX Researcher

호기심 많고 Why 밝혀내기를 좋아하는 연구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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